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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수술 후 불안, 이렇게 다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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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보호자를 힘들게 하는 마음의 불안,
어떻게 다스리고 이겨낼 수 있을까요?

#서울아산병원 #암행의사 #폐암 #불안

[흉부외과 최세훈 교수]

안녕하세요. 암환자와 동행하는 의사들의 이야기. 암행의사 최세훈입니다. 폐암이 몸의 병이기도 하지만 외래에서 꾸준히 환자분들을 보다 보니 폐암이 마음의 병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마음의 병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마음의 병이라는 측면이 더 중요한데 사실은 그동안 저도 흉부외과 의사로서 많은 환자분들을 봤지만 마음의 병에 대한 이야기는 드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마음의 불안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1. 상피세포암 환자의 불안 다스리기
폐암의 종류와 병기별로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상피세포암입니다. 상피세포암은 주로 흡연과 관련된, 생활습관과 관련된 암종인데요. 생활습관과 관련돼있다 보니까 환자의 보호자들 특히 부인과 따님께서 그동안 잔소리를 많이 하셨습니다. 담배 피우지 마시라고. 하지만 그 말을 잘 안 들었던 거죠. 그래서 그런 상피세포암 환자분들께 꼭 드리는 말씀은 ‘부인과 따님의 말씀을 들어라’ 그러면 있던 병도 낫고 무병장수할 수 있다. 물론 금연은 당연한 것이죠. 그 외에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상피세포암 환자분들께 중요합니다.

2. 폐암 1기?간유리음영 환자의 불안 다스리기
그 다음으로는 폐암 1기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폐암 1기는 완치율이 높아요. 특히 1기 중에서도 간유리음영이 있는데 GGN, Ground-glass Nodules이라는 것인데 간유리음영도 폐암은 폐암입니다. 폐암은 폐암인데 몇 년이 지나도 암이 별로 진행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서서히 자라고. 간유리음영이나 초기 폐암인 경우에는 한 3분의 1 이상의 환자들이 폐엽을 자르는 것이 아니라 폐엽의 일부만 오려내는 수술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폐암 1기다, 혹은 간유리음영이다. 이런 경우에는 정말로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병기의 환자분들이 외래에서 불안해하시면 저는 불안해하지도 마시라고. 진료실 문 밖에는 폐암 2?3기 환자분들이나, 폐암이 재발하지 않나 저도 같이 걱정하면서 지켜보는 환자들이 많은데. 폐암 1기?간유리음영 환자분이 불안해하시면 그것은 정말 너무하다. 그러니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립니다.

3. 폐암 2?3기 환자, 재발 환자의 불안 다스리기
폐암이 2기다, 3기다. 혹은 폐암이 재발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시대가 이제는 전혀 아닙니다. 재발하는 경우도 천차만별입니다. 수술 몇 년 후 반대편 폐에 조그맣게 암이 생긴 경우, 그것은 또 수술하면 완치될 수 있습니다. 지난 10~15년 사이에 폐암 치료 분야는 정말 많이 발전했습니다. 신약들이 너무나 많아졌고요. 표적치료제가 나와서 치료에 사용되고, 그것도 1, 2, 3세대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면역치료제도 나왔습니다. 또 그 약들을 복합해서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굉장히 좋아진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그 다음으로 서울아산병원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사활을 걸고 만든 중요한 약제들이 제일 먼저 들어와서 환자들에게 임상시험으로 적용되는 병원입니다. 기존의 약으로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신약을 써서 정말 좋은 효과를 기대하는 그런 경우가 이제는 드물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폐암이 재발했다, 큰일 났다 이제 어떻게 하지? 이렇게 생각하는 시대는 폐암에서는 이미 10년은 지났습니다. 그러니 미리 너무 겁먹지 마시고.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세상에 걱정이 없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잖아요. 걱정을 하는 것이 대개 아무 도움이 안 되고 나도 힘들고 가족도 힘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까 필요한 만큼만 걱정하시면 돼요.

4. 다른 환자와 나를 비교하지 마세요
같은 병기 안에서도 환자들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다른 병기면 완전 다른 환자입니다. 다른 환자와 비교하지 마세요. 다른 환자가 내가 아니잖아요. 내가 1기인데 3기와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2기인데 3기와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른 환자의 암 극복기가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난 이렇게 했더니 마음이 편해지고 내 생활을 즐기고 감사하게 될 수 있었다는 그런 내용은 도움이 될 수 있겠죠. 그런데 내가 폐암 3기 환자인데 무언가를 먹었더니 어떻게 좋아졌다. 그런 글을 따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불안을 견디기 너무 힘들면 정신건강의학과의 상담을 받아보세요. 그것은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약은 중독되거나 평생 먹어야 되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나약하다는 증거도 아닙니다.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5. 폐암 환자 보호자들의 불안 다스리기
가족 중에 폐암 환자가 있으면 가족 전부 폐암 박사가 됩니다. 가족들이 정보를 많이 모아서 아빠 이렇게 해야 돼 코치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것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마음이 불안해서 그렇습니다. 물론 환자를 아끼는 마음이라는 것은 알겠어요. 하지만 보호자분들은 그 정보의 진위, 이것이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마음은 인터넷 검색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고. 엄마 오늘 좀 어때? 엄마 우리 같이 여행 갈까? 그렇게 표현해야 되는 것이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엄마 이거 먹어, 어떤 폐암 환자가 이거 먹고 나아졌대. 이런 일은 정말로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것은 정말 돈 쓰고 마음 버리고 몸만 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6.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제가 대부분의 경우 환자분들을 위로할 수 있고 격려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이제는 조금 마음 놓고 편히 사시라고 말씀드리는 경우가 이제는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병이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경우도 있어요. 어떨 때는 하나만 있어도 대단히 힘든 것이 겹쳐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환자분들 중에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분이 계셨는데, 외래 진료를 오는 중에 아드님이 사고로 돌아가신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 경우에 제가 어떻게 위로를 할 수 있겠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제가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편지를 썼습니다. 물론 편지글로도 위로할 수 없죠.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를 우리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고통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마음이 좀 안정되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마음이 너무 힘들다면 언제든지 제 외래에 와서 이야기하고 가시라 그런 내용의 편지를 썼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폐암 환자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분명히 환자분의 지금 상태보다 훨씬 더 과도하게 불안해하고 계십니다. 그 정체 모를, 근거 없는 불안을 이겨 내시면 훨씬 더 즐겁게 주변 사람들을 도우면서 밝게 지내실 수 있습니다.

7. 정리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마음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꼭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제가 먼저 촬영을 요청해서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영상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외래에서 진료를 보다 보면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하고 그 불안 때문에 괴로워하고 가족 관계가 어색해지고 본인도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이 영상을 통해서 마음의 불안을 잘 다스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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