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선천적 희귀질환으로 1년에 한 번씩 추적 검사를 하고 있는 환자예요. 

저는 온몸에 혹이나 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서 매년 MRI를 찍어야 하는데 제가 젤 싫어하는 검사가 MRI라서 검사일이 다가오면 괜히 긴장되고 기분도 다운되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렇더라고요. 

게다가 검사가 저녁 6시에 잡혀서 모든 검사를 끝내고 한참 기다릴 생각에 더욱 서러웠어요. 

다행히 쭉 금식 중이었어서 빈자리가 생겨서 검사하러 오라고 일찍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MRI를 이렇게 무서워하는 이유는 어릴 때 수면제를 먹고 잠에 취한 채로 꽁꽁 묶여서 검사를 받았는데 잠에서 깨어보니 이상한 통에 갇혀서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면서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이 나왔던 게 트라우마였는지 아직도 여러 종류의 소리 중에 특정 소리가 들리면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오거든요.

우는 걸 들키지 않으려고 통에서 나오기 전까지 빨리 그치고 눈물을 말리려고 노력해왔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임진오 선생님께서 노래 들으면서 검사할 수 있는데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주신다고 하셔서 뉴진스 노래를 들으면서 덜 힘들게 검사를 마쳤어요. 

엠알 소리가 워낙 시끄럽다 보니 기계 소리가 아예 안 들린 건 아니지만 시끄러운 기계음 사이로 들리는 노랫소리를 걸러서 듣는 것도 은근 재미있었어요.ㅎㅎ 

엠알 소리 중에 제가 너무 싫어하는 특정 큰소리가 2-3가지 있는데 그 소리가 들려도 덜 무섭더라고요.

그렇지만 아무리 노래를 들으면서 검사를 한다 해도 한 자세로 한참을 누워있으니까 뒤통수가 너무 아파서 조영제 맞는다고 잠시 통에서 꺼내주셨을 때 뒤통수가 너무 아프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얼마 안 남았으니까 조금만 더 참자고 격려해 주셨고, 10분 남았어요~, 5분 남았어요~,거의 다했어요 등등 남은 시간을 알려주셔서 하염없이 언제 끝나나 기다리는 것보다 참기가 더 수월했어요. 

저는 한 번을 제외하고는 신관 엠알 시에서 검사를 받아왔는데 노래를 들으면서 검사한 적은 처음이라 선생님께 더욱 고마웠어요!! 

친절과 아빠 같은 다정함을 가지신 선생님 덕분에 이때까지 받은 MR 검사 중에 제일 힘들지 않았어요!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서울아산병원에서 오래 근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