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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이성미와 함께하는 힐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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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라는 그 시간을 통과하면서 눈물도 많이 흘리셨을거고, 고민도 많았을거고, 인생을 돌아보는 그런 시간들이 아마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이제 유방암이 지나간지가 5년 6개월이 됐습니다. (청중 박수) 박수 받을 일이에요? (청중 웃음) 아직 살아 있어서? (청중 웃음) 완치 판정을 받았고, 저는 사실 수술하고 나서 제일 웃겼던 것은 수술 다 하고 방사선 30번 했는데 누가 저보고 “아니 왜 거기에서 했어? 아산 병원 가서 하지.” 그러더라고요. 다 했는데 이렇게 답답한 얘기는 안 해야 되지 않겠어요? (청중 웃음) 물론 좋은 것은 알지만, 제가 그때 당시 비타민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50대 대표로 나갔는데 지금은 이제 올해 앞에 6자를 달았습니다. 뭘 그렇게 놀래세요? 나이 안 드실 것 같아요? 하긴 저도 나이 먹는 것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올해 환갑이더라고요. (청중 박수) 그것도 박수칠 일이야? 여긴 박수 인심이 되게 후하네요. 오래 살았더라고요. 전부 후배들이 지금 활동하고 있고 제가 제일 선배에요. 이영자씨가 저보다 8살 아래이고 송은이씨는 열 몇 살 아래이고 김 숙씨 이런 사람들은 나이도 모르는데 활동하고 있고, 제 위에 유일하게 활동하시는 분이 송 해 선생님 한 분 계십니다. (청중 웃음) 제가 얼마나 이쪽에서 오래 됐는지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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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암에 걸리고 나서 저는 인생이 굉장히 바뀐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방송 프로그램 나갔는데 저 때문에 뭐 왔다 갔다 바삐 돌아가고 검사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더니 이성미씨 모양이 좀 이상해서 그러는데 조직검사를 좀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여러분도 똑같이 그런 얘기를 들으셨을 겁니다. 그리고 조직검사 하면서 모양은 이상한데 그렇다고 다 암은 아니라고 얘기하셨습니다. 그렇게 안심을 시켜주는 단계에서 사실 저는 그 얘기가 안 들렸어요. 암이면 어떡하지 라는 공포가 먼저 밀려왔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집에 아버지가 백혈병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자궁암으로 돌아가셔서 집안에 암이 있으니까 나도 혹시 암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당시 저희 딸이 12살이었는데 저희 어머니가 저 12살 때 돌아가셨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딱 맞물리면서 나도 12살 된 딸을 놓고 죽는 것 아니야?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아이들 걱정이 되실 겁니다. 혹시 여기 남편걱정 되셨던 분? (청중 웃음) 계세요? 그건 진짜 환자에요(청중 웃음) 내가 낳은 자식이라 그런지 보통 보면 남자들 걱정보다는 아이들 걱정이 제일 많이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일주일 기다리는데 저는 일주일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셨을 텐데 검사결과 나올 때까지 하루가 그렇게 안 가는건 또 없을 겁니다. 그렇게 조바심을 내고 일주일을 기다리다가 병원에서 전화가 왔고, 전화를 받는데 되게 떨리더라고요. “여보세요.” 그러는데 저쪽에서 “네, 이성미씨.” 그러는데 순간 무슨 답을 할까 했는데 “유방암 초기이신데 빨리 수술해드릴게요.” 그러는데 아무 소리도 안 들렸어요. 그냥 암이라는 단어 하나만 제 귀에 꽂혔고 그게 제 가슴팍을 내리쳐서, 제가 여태 살면서 이렇게 뜨겁게 울어봤던 기억이 있나 할 정도로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지만 암에 걸리면 제일 먼저 ‘왜 나야? 하필이면.’ 하필이면 내가 걸려야 하는지. 그리고 여자들은 그런 생각해요.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막 울다가 남편한테 암이라고 얘기하고 캐나다에 있는 아들한테 전화를 했어요. “여보세요.”그랬는데 저희 아들이 첫마디 듣고 그러더라고요. “엄마 목소리 왜 그래?” 그래서 엄마 암이란다 그랬더니 “엄마 더한 것도 이겨냈는데 이겨냅시다.”그러는데 그 이상 말을 못하고 막 울었어요. 그리고 전화를 끊고 그때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이것저것 해서 제가 유방암 수술한 것이 12번째 수술이었거든요. 안 해본 수술 없이 많이 해봤으니까. 그런데도 암 수술 한다고 하니까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했던 것이 내가 만약에 마취했다가 못 깨어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나이도 있고 하니까 제일 먼저 들더라고요. 그러면 주변정리를 좀 해야 되겠다 싶어서 나름 옷 정리도 하고 이것저것 정리도 하면서 유서 아닌 유서를 쓰게 됐습니다. 자식들한테 편지도 쓰고, 그런거 해보셨어요? 애들한테는 쓸 말이 너무 많아요. 사랑하는 내 아들아 내가 너를 얼마나 고마워하고 막 울면서, 둘째한테 쓰면서 사랑하는 내 딸아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하고 너는 어떻게 컸고, 셋째한테 쓰면서 너는 정말 막내로 태어나가지고 막 울면서 쓰고, 남편한테 쓰려고 종이를 딱 꺼냈는데 쓸 말이 없어요. 그냥 넌 좋겠다 이렇게 쓰고 싶은 거에요. (청중 웃음) 그 순간에도 왜 그렇게 미운지 모르겠어요. 그냥 이유 없이 그 사람 때문에 내가 암에 걸린 것도 아닌데 마음이 그렇게 꼬여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이제 ‘아, 내가 남편에 대해서 이런 마음을 갖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 해봤습니다. 그리고 내가 낫게 되면 남편한테 좀 잘해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수술하러 가기 전날 짐을 싸고 있는데 누가 띵똥~ 하는 거에요. 저희 아들이 캐나다에서 왔어요. 엄마 수술한다고 깜짝 선물로 온 거에요. 그것 이상의 선물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너 어떻게 왔냐니까 비행기 타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돈도 없는데 어떻게 왔냐니까 엄마 카드로 긁고 왔다고 했어요. (청중 웃음) 그래서 그날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저희 집안이 기독교니까 저희 남편이 저희 딸들하고 아들하고 있는데, 딸들한테는 어리기도 하고 말하기가 쉽지 않아서 못했기 때문에 엄마 혹 떼러 들어가니까 기도하자 그러고 이제 저희 남편이 기도하고 딸들이 기도하고 저희 아들이 기도할 때, 하느님 그래도 제가 여기에서 제일 믿음의 선배인데 멋있게 기도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랬는데 제 차례가 돌아왔을 때 딱 한마디 나왔습니다. “하느님 살고 싶습니다.” 그게 제 본마음이더라고요. 살고 싶더라고요. 그리고는 아무 얘기도 못하니까 저희 가족들이 이제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다가, 수술하고 그리고 방사선 30번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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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하는 것보다 저는 방사선이 좀 힘들었어요. 매일매일 그 시간에 가서 받아야 되고 특히 첫날 저는 좀 힘들었습니다. 그 줄을 그릴 때, 남자들이 벗겨놓고 거기에다가 금 긋고 줄 긋고, 내가 무슨 도화지도 아닌데 거기에다가 막 수학 문제 풀듯이 “야 1mm 이쪽으로 가봐, 저쪽으로 가봐.” 나는 눈 멀뚱멀뚱 뜨고 있는데, 저는 그래서 줄 긋는 거는 여자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되게 불편했어요. 왜냐하면 차라리 기절을 시키고 수술했던 것은 눈 뜨니까 끝났는데 이것은 눈 멀뚱멀뚱 뜨고 꽤 오래 하잖아요. 그러면서 되게 부끄럽고 창피했습니다. 그 다음에 불편했던 것이 목욕탕이에요. 그래서 아마 찜질방을 가시는 것 같은데 목욕탕을 가는 것이 참 어려웠었던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엄앵란 선생님도 유방암 수술을 하셔서, 제가 같은 목욕탕을 다니는데 안 오셔서 여쭈어봤더니 “나 유방암 수술하고 나서 창피해서 못 가.” 그러는데 그 말이 제 가슴으로 느끼기에 되게 힘들었어요. 아 이분도 나랑 똑같은 마음이로구나. 여자들은 여성성을 잃는다는 것에 대해서 마음이 많이 어렵고, 왜 그렇게 쳐다보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봐주며 되잖아요. 그런데 꼭 이렇게 가서 지나갔는데 다시 한 번 이렇게 돌아봅니다. 그러면서 많이 무너지는게 여자들이 이렇게 겉으로는 표현이 안되지만, 혼자 샤워를 하거나 목욕을 가거나 항암치료 하시는 분들은 머리가 빠지면서 많이 힘들어하시죠. 그럴 때 저는 제가 암을 겪어 보니까 보호자는 도움이 안 됐고 저는 김자옥씨,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신 김자옥씨, 제가 암에 걸렸다니까 제일 먼저 전화해 주셨어요. “성미야, 같이 가자.”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을 알더라고요. 그래서 서로 위로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언니가 떠나고 나니까 굉장히 힘들었어요. 다음은 내 차례가 아닌가 그럴 때 또 저를 도와줬던 것은 탤런트 김영애씨, 자옥 언니랑 같은 나이였었고 저에게는 힘이 많이 됐었던 두 사람이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그런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이런 모임에서 같이 친구가 되고 언니, 동생이 되고 그리고 또 이제 누가 암에 걸렸다고 하면 앞장 서서 여러분들이 도와주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암에 걸린 것이 암 선배가 돼서 누군가 후배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 여러분들이 지금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전 절제, 부분 절제 이런 얘기들 많이 하시는데 저는 전 절제를 하고 거기에 모양을 집어넣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왜냐하면 나 스스로가 나에게 위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모양 내는 것 그거 누가 본다고 돈을 들여서 그런 것을 해? 여자는 여자로서 끝까지 평생 여자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좀 지켜지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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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이제 인생을 돌아보면서 누구나 다 똑같이 가는 거지만 저는 암이 참 저를 순하게 만들었어요. 생각도 많이 달라지게 했고, 아파보니까 인생이 다 똑같이 가는 길이지만 내가 가는 길에 어쩌면 그 가시가 제게는 너 너무 나대지 마라, 너무 교만하지 마라, 그냥 겸손하게 살아라 하는 그런 가시처럼 있는 것 같아서 지금은 너무 감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오늘 오신 여러분들도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셨겠어요. 얼마나 혼자 많이 우셨겠어요. 그거는 누가 위로해주지 못하거든요. 내 스스로가 나에게 잘했어, 잘 이겨냈어 그리고 용기를 그렇게 일으켜주는 그런 분들이 오늘 여기에 다 오셨다고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모두모두 여러분들 화이팅입니다.


2019년 유방암 건강강좌
2019.09.25 /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대강당
이성미 / 개그우먼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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